결혼식 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상군미연을 갈수록 기세가 등등해져 화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지금 다 잘 되고 있어요. 저 육한정씨랑 결혼할 거예요. 그때 육한정씨 신분이 드러나면 저는 후궁이 될 거예요.”상군미연은 늘 자신의 사명을 까먹지 않았다. 그녀는 왕후가 되고 싶었다.화비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미연아, 난 이게 너무 순조롭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줄안해. 요즘 육한정이 너한테 잘 해주니? 엄마한테는 다 솔직하게 말해.”상군미연은 얼굴이 살짝 빨개졌고, 수줍게 대답했다. “엄마, 육한정씨가 저한테 요즘 엄청 잘해줘요.”“진짜?”“당연히 진짜죠. 저희 이미 반 동거 상태예요. 요즘 거의 다 그 사람 곁에서 일어나는 걸요.”상군미연은 딱 봐도 육한정과 여러 번 잠자리를 가졌다는 걸 의미했다.화비는 얘기를 듣고 웃었다. “미연아, 그럼 엄마가 걱정 안 할게.”“엄마, 그 정아가 아직 우리 손에 있잖아요. 지금 제가 이미 육한정을 손바닥 안에 넣었으니 결혼식 끝나고 하서관이랑 정아를 처리하면 될 거 같아요. 영원히 돌아오지 못 하게요!” 상군미연의 눈빛엔 독기가 가득했다.화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넌 일단 마음 편히 육한정 신부가 될 준비부터 해!”......눈 깜짝 할 사이에 결혼식 날이 돌아왔다.이번 결혼식은 육이산장에서 진행됐고, 연회장에는 신랑과 신부의 이름이 걸려 있었다. 신랑—육한정, 신부—하서관.상군미연은 이 현수막을 보자 몸이 굳었다. 오늘은 그녀 상군미연과 육한정의 결혼식이었는데, 신부가 하서관으로 되어 있었다.모든 사람들은 오늘이 육한정과 하서관의 결혼식인 걸 알고 있었다!하서관은 곧 육한정의 육사모가 될 것이다!상군미연은 지금까지 자신이 하서관의 그림자였다는 걸 알았고, 느낌이 너무 안 좋았다. 그녀는 자신이 육한정과 하서관의 결혼식에 오려고 기뻐한 느낌이었다.상군미연은 이상한 생각들을 접고 오늘 아침에도 그녀는 육한정에서 품에서 깨어나 그의 온기를 잊지 못 했다.육한
육한정은 담담하게 상군미연을 한 눈 보고 얇은 입술을 휘었다, “아직 중요한 사람이 오지 않았으니까 조급해 하지 마세요.”“누군데요?” 상군미연의 가슴이 철렁이었다, 그녀는 육한정이 말한 사람이 자신에게 불리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이때 송문이 걸어와 낮은 소리로 보고했다, “사장님, 왔습니다.”육한정은 상군미연에게 눈짓을 주었다, “봐, 저기 왔어.”상군미연은 그의 눈빛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동공에 지진이 나면서 숨 쉬는 걸 잊었다.다름이 아닌...... 정아다!상군미연이 놀라움에 겨워 정아를 바라보았다, 정아는 그동안 화비에게 감금을 당했다, 비록 매일 해독제를 먹었지만 정아의 얼굴은 여전히 창백하고 몸이 허약해 보였다.이곳에서 정아를 보게 된 상군미연의 마음이 철렁이었다, 어두움 속에 큰 손이 그녀를 낭떠러지로 끌어내리는 듯했다.정아가 어떻게 이곳에 있지?유일한 가능성은 어머니 쪽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어머니와 정아가 몸을 숨기고 있던 곳이 노출되어 독에 든 쥐가 된 것이다.“한정 씨, 저...... 저 갑자기 몸이 불편해서 화장실 다녀올게요.” 상군미연은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도망가려 했다.하지만 그녀가 등을 돌리자 몸매가 우직한 두 경호원에게 둘러싸여 벗어나지 못했다.상군미연은 바로 호통을 쳤다, “당장 비키세요, 제가 뭐하는 사람인지 알아요, 저 육 부인이에요, 제 결혼식에서 감히 행패를 부려서야!”그런데 두 경호원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상군미연은 끝났다는 걸 알았지만 죽기 싫어 발 버둥을 쳤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육한정을 보며, “한정 씨, 이거 봐요!”라고 했다.육한정은 서늘한 눈빛으로 상군미연을 보며 서서히 얇은 입술에 웃는 듯 마는듯한 호선을 그렸다, “서둘러 가려고 하지 마세요, 좋은 구경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데요?”무슨 좋은 구경?상군미연은 눈앞의 육한정이 너무나 두려워났다, 그는 깊은 무더기를 파놓고 그녀를 묻으려는 것만 같았다.이때 정아가 송문의 부추김 하에 걸어왔다, 정아는 상군미연을 보며 큰
상군미연의 말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놀라움에 입을 떡 벌렸다.“뭐라고, 육 사장이 이미 상군미연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이거.......”“상군미연이 참으로 간사하게 가면을 쓰고 하서관 행세를 한거 아니야, 육 사장이 잠 자리를 잘 못 들었나 보네......”“이걸 어떡하면 좋아? 비록 육 사장도 사정이 있다 해도 나 같으면 절대로 용서하지 못해.”사람들은 동정스러운 눈길로 하서관을 보았다.상군미연은 득의양양해서 일부러 불쌍한 모습으로, “하서관 씨, 만약 그쪽의 아량으로 저를 용납하지 못한다면 첩실 말고 외실 하겠습니다, 한정 씨더러 저를 밖에 두게 해도 좋습니다, 다들 하루 부부는 평생 부부라는데 설마 잔인하게 저와 한정 씨를 갈라놓으려는건 아니죠?”하서관의 고운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이 단지 담담하게 입꼬리를 올리고 상군미연의 연기를 지켜보았다.이때 육한정이 입을 열었다, 낮게 울리는 목소리로, “상군미연 씨, 저는 그쪽한테 손 댄 적 없습니다, 그러니까 더러운 물을 저한테 붇지 마시죠.”뭐?지금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야?“한정 씨, 당신......” 상군미연이 말하려 했다.그런데 이때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객이야! 자객!”자객이 있다고?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누가 상군미연을 밀친 건지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아프다.아프고 비참하다!상군미연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육한정을 보며, “한정 씨, 도와줘요!”라고 했다.이때 송문이 걸어와서, “도련님, 자객은 이미 잡혔습니다!”라고 했다.자객이 끌려와 바닥에 무릎을 꿀리웠다.사람들은 자객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굳었다.“어머, 이 자객이 어쩜 육 사장과 똑 닮았을까?”이게 무슨 말이지.자객이 육한정과 닮았다고?상군미연은 단어마다의 뜻은 알았지만 이 글자들을 한 마디로 이어놓으니 무슨 말인지 몰랐다.상군미연이 고개를 들고 그 자객을 보자 흠칫하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이 자객은 정말로 육한정과 똑 닮았다.육한정이 두 명 있다니.상군미연의
하서관도 그날 호텔에서 육한정과 혁비 부자가 연합하여 만든 자자극이라고 생각지 못하여 놀라웠다.지금 꼬맹이 혁비가 시크하고 진지하게 하서관에게--- 앞으로 저와 아빠가 엄마를 지켜줄게요, 라는 말을 듣고 코 끝이 찡해났다.그녀는 난루 고대국가에서 경험했던 막막함, 고난, 무력함, 외로움과 생로병사...... 모든것이 치유된 것만 같았다.하서관은 손을 내밀어 혁비를 안고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앞으로 혁비가 엄마를 지켜주는 거야.”혁비의 도도한 성격상 따뜻한 말을 할 줄 모른다, 그는 단지 손을 내밀어 하서관의 등을 살살 토닥거렸다.그는 이미 엄마가 자신을 낳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한지 안다, 아빠가 메모리 카드의 영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그는 이미 컸고 앞으로 누구도 자신의 엄마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거라고 혁비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하서관과 혁비의 사랑이 넘치는 모습을 보고 상군미연은 질투심이 하늘을 찔렀다, 왜, 왜 하느님은 이렇게 불공평한거야, 육한정이라는 남자는 이미 모든 사랑을 하서관에게 주었고 하서관에게 무서울 정도로 똑똑한 아들을 갖게 했어.정말 질투가 난다!상군미연은 시선을 거두고 육한정을 보며, “설마 진작에 제가 하서관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예요?”한편의 하서관도 육한정을 바라보았다, 사실 그녀도 육한정이 언제 상어족의 요술에서 깨어나 자신을 알아본 건지 궁금했다.육한정은 얇은 입술을 여미고, “처음에는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지만 내가 당신을 멀리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았어요, 비록 내 눈에 보인 건 서관이의 아름다운 얼굴이지만 내 몸이 당신에게 거부감을 느껴 전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고 심지어 역겹고 싫었었죠.”“서관이가 하녀가 되었어도 이 하녀를 처음 본 순간 시선이 그녀에게 끌리면서 무언가가 저를 끌리는 것만 같아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제 몸과 마음이 한 걸음 한 걸음 이 하녀에게 끌려갔고 그녀를 볼때마다 심장이 말을 듣지 않았고요.”“그날 구릉 저택에서 그녀의 함성 소리를 듣고
이 상고 혼례복이 왜 이곳에 있지?그날 태슬관에서 만희 선생님이 제작 불가능하다고 했었던 혼례복이 이곳에 나타났다.붉게 타오르는 봉관 외투는 디자인 북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놀랍고 시각적인 강타를 주었다, 위에 수공으로 수놓은 금실은 햇빛 아래에서 더욱 눈이 부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엄마,” 혁비가 하서관의 치맛자락을 잡고, “엄마, 어서 혼례복 입어봐요.”하서관은 자신을 가리키며, “나?” 하고 물었다.이건 좀 아닌것 같은데, 하서관은 이 옷은 상군미연을 위해 준비한 옷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상군미연의 부족한 실력은 이 혼례복을 입을 때까지 버티지 못했다.“네,” 혁비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저 아직 엄마랑 사진 찍어 본적도 없어요, 엄마가 이 혼례복을 입으면 엄청 아름다울 거예요, 저 아름다운 엄마랑 사진 찍고 싶어요!”혁비의 커다란 눈동자에 기대감과 갈망으로 가득했다, 다들 알다시피 하서관은 아이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다, 그런데...... 대뜸 이 상고 혼례복을 입는 것도 이상했다.......이때 하서관이 고민할세도 없이 혁비가 작은 손으로 그녀를 잡고 달려갔다, “엄마, 어서 갈아입어요.”“......” 하서관은 하는 수 없이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그녀가 혼례복으로 갈아입자 드레스 룸에는 이미 톱 클래쓰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대기하고 있었다.“하 아가씨, 이쪽으로 오시면 메이크업을 시작하겠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온화한 웃음을 하며 말했다.메이크업?설마 이것도 혁비와 사진 찍는 필수 코너인가?“아, 네.” 하서관이 화장대 앞에 앉았다.반 시간 후, 모든 것이 끝나고 하서관은 몸을 일으켜 사방을 둘러보았다, “혁비는 왜 보이지 않지?”그녀와 함께 사진을 찍겠다던 꼬맹이가 어디로 갔지?“하 아가씨, 작은 도련님을 찾고 계시나요,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웨이터가 하서관을 어떤 문 앞으로 데려왔다.하서관이 의혹스럽게 물었다, “혁비가 이 안에 있나요?”“그렇습니다, 하 아가씨,
육한정의 약속을 받아내고 여군묵은 무대에서 내려왔다.육한정은 하서관을 바라보았다, 두 눈이 마주치면서 그는 얇은 입술을 휘고 매력적인 저음으로, “서관아, 왔어?”라고 했다.불그스레한 하서관의 눈시울에 부드러운 소용돌이가 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요, 저 왔어요, 일부러 그런 거죠?”육한정은 그녀의 작은 두 손을 잡고, “맞아, 오늘 거짓 결혼 같은 건 없었어, 결혼식은 진짜야, 나와 서관이 너의 결혼식이야, 내가 아직 식을 치러주지 못했잖아.”이 속이 검은 남자가 정말 고리에 고리를 물고 계락을 짜서 상군미연을 포함한 자신마저 속였다.“그런데...... 저를 용서하지 못한다 하지 않았었나요?”“서관아, 나 이제 다 알게 되었어.”다 안다고?무엇을 안다는 거지?“전부 다 알게 되었어, 네가 3년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어, 서관아, 늦어서 미안해, 너에게 내가 가장 필요할 때 너와 아이들의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그의 낮은 부드러운 목소리에 자괴감과 애틋함이 담겼다, 하서관의 가다란 속눈썹이 흔들렸다, 그녀는 그가 모든 걸 알게 될 줄 몰랐다.사실 그녀는 아주 강하다, 아플때도, 두려울 때도, 마지막에 출산할 때도 그녀는 늘 태연하게 홀로 외로움과 죽음을 직면할 수 있었다.그런데 지금 육한정이 자책하는 말을 듣자 그녀의 가슴속에 묻혔던 억울함과 연약함 그리고 무력함이 한순간에 쏟아졌다.육한정이라는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 하서관은 얼마든지 나쁜 남자건 여자건 쉽게 다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육한정을 만나고 나서부터 그녀는 겁이 많아지고 부드러워지고 의지하는 마음이 생겼다.그가 내어준 팔이 너무나 넓어 그녀는 그의 품 안에만 누워있고 싶었다.육한정은 그녀의 불그스레한 눈시울과 코끝 그리고 빨간 입술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육한정이 무릎을 꿇더니 바지 주머니에 있는 반지를 꺼내고, “서관아, 나와 결혼해 줄래?”라고 물었다.“내가 사전에 원고를 준비했는데 지금 다 잊었어, 처음 프러포즈
뭐?육사작과 육한정은 모두 유영락의 진짜 신분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하서관은 그들에게 유영락은 화서의 민간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공주라고 말하고 있었다. 육사작은 그 말을 듣자마자 입을 다물었다. 쉰이 넘는 남자는 쉬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큰 감정 기복이 없어 다른 사람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서관아, 지금 말하고 있는 게 사실이야?”육한정이 잘생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그러자 하서관이 육한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한정 씨. 한정 씨 몸에는 화서 왕실의 고귀한 피가 흐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피는 화서에서 백 년 만에 나타난 적자의 피예요. 적자의 피를 지닌 자는 화서 진용의 화신이니 장차 반드시 천하를 다스릴 겁니다.” 하서관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안은 침묵에 빠졌다. 분명 일이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나 발전하고 있었다.“한정아, 너는 구릉 저택으로 가서 네 어머니를 모셔오거라.”그때, 육사작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사람들이 구릉 저택에 도착했을 때, 집사가 공손하게 그들을 맞이했다.유영락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고 그 옆에는 구릉의 왕 상군해도 함께였다.“어머니.”육한정이 유영락을 부르며 거실로 들어섰다.“한정이 왔구나.”유영락이 얼른 일어서며 육한정을 맞이했다.육한정은 유영락의 손을 잡더니 자신의 어머니를 등 뒤에 세웠다. 그리곤 상군해를 보며 말했다.“구릉왕께서 왜 제 어머니를 몰래 이곳까지 데리고 왔는지 저한테 잘 설명을 하셔야 할 겁니다.”“육 대표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그저 고모님이랑 차를 한 잔 마시고 싶어서 모시고 온 것뿐입니다.”“고모?”“네, 육 대표님 모르고 계셨어요? 육 대표님 어머님이 저희 아버지의 여동생이라는 거, 화서의 고귀한 공주님이시니 제가 당연히 고모라고 불러야죠. 이렇게 되면 저랑 육 대표님도 형제이니 제가 육 대표님한테 형이라고 불러야겠네요.”상군해가 말을 하며 DNA 친자확인서를
육사작은 구릉 저택을 나온 순간까지도 유영락의 손을 잡고 있었다. 유영락은 뒤늦게 손을 빠르게 빼냈다.“왜?”육사작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보며 물었다.꽃이 새겨진 원피스에 가디건 하나를 걸친 유영락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바람에 휘날리는 긴 머리가 얼굴을 간지럽히자 그녀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육사작을 바라봤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오늘 고마웠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랑 함께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육사작이 제자리에 굳어서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말했다.“내 말 농담 아니야, 유영락, 너 아직 내 와이프야.”“......”유영락은 한강에서 뛰어내린 그때가 생각났다. 어언 20년이 지나갔지만 두 사람은 아직 이혼을 하지 않았다.“그럼 시간 날 때 이혼하러 가요. 어차피… 우리 따로 산 지 오래되었으니 이 결혼은 실패한 거예요.”유영락이 말했다.하지만 그 말을 들은 육사작은 입을 꾹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영락아, 가자.”그때, 임수정이 두 사람에게 다가오며 말했다.“응.”결국 유영락은 임수정을 따라 차에 올랐다.그때, 하서관도 구릉 저택에서 나왔다.“어머니, 영락 이모, 먼저 가세요. 저는 한정 씨 기다릴게요.”하지만 그 말을 들은 임수정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서관아, 우리 이제 돌아가야 해.”하서관은 임수정의 안색에서 이상함을 눈치 채곤 물었다. 그녀의 안색은 진지하면서도 엄숙했다.“어머니, 왜 그러세요?”“서관아, 유모께서 오셨어!”임수정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유모?유모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하서관은 심장이 철렁했다. 난루 고국의 공주들은 모두 덕망이 높은 유모의 손에 의해 길러졌다. 유모는 규율을 엄격히 여기는 분으로써 공주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쳤다. 태후 마마와 동등한 지위를 가진 유모들은 난루 고국의 존중과 추대를 한몸에 받았다.임수정이 바로 유모의 손에서 길러진 공주였다. 하서관은 어렸을 적부터 민간에서 자랐기에 유모는 연임할 수 있었다.유모는 임수정과 하서관을 유난히
백지은은 줄곧 장한이 자신에 대해 책임을 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소식을 기다리지 못했다. ‘무슨 뜻일까?’백지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집까지 찾아왔다.멀리서 장한과 임불염이 함께 서있는것을 보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장한은 임불염을 차에 태웠고 임불염은 그대로 떠났다.백지은은 재빨리 주먹을 잡아당겼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사랑이 되살아 난거야?’‘아니! 절대 그렇게 둘 수 없어!’백지은은 한 걸음에 달려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한오빠, 방금 임불염이 온 거 아니야? 두 사라미 이혼한다고 그랬잖아...... 나한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잖아...... 근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장한은 백지은을 한 번 보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백지은은 뒤를 쫓아가서 그에게 매달렸다.“한오빠, 오늘 나한테 확답을 줘! 난 모든 걸 오빠한테 줬는데, 이렇게 날 버리면 안 돼잖아.”장한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혼할거야. 근데 뱃속에 내 아이가 있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말하면서 장한은 백지은을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문밖의 백지은은 질투심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임불염! 너도 네 뱃속에 아이도 내가 다 죽여버릴거야!’백지은은 스피드를 올려 돈을 써서 용맹한 사나이 몇 명을 찾았다.“천만원 줄테니 가서 임불염이라는 여자 잡아서 강에 던져! 완전히 사라지게 해!”돈에 눈이 먼 그들은 즉시 승낙했다.“좋습니다! 먼저 돈 부처 보내시죠! 그럼, 당장 가겠습니다.”“그래.”백지은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녀는 돈을 이 몇 사람의 계좌에 넣었다.이틀 동안 백지은은 줄곧 소식을 기다렸다.임불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다렸지만 도무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불안감이 들었다.뭔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지은은 당황해서 일단 숨으려고 옷 두 벌을 챙겼다.그러나 문을 열자마자 제복을 입은 경찰이 보였다.“백지은씨 입니까? 살인매수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지은은 조금 두려웠다. 그녀가 믿는지 안 믿는지 짐작이 안 갔고 그가 자신이 한 짓을 책임을 질지 안질지도 몰랐다.그녀는 곧바로 옷을 입고는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오빠, 저는 이제 오빠의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향한 내 마음을 오빠도 잘 알거예요. 난 오빠를 좋아해요. 그리고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어요. 이렇게 내 첫 경험을 주었으니 오빠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난 살지 않을 거예요.”백지은이 훌쩍거렸지만 장한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오빠, 그럼 전 그냥 죽을게요.”백지은은 몸을 돌려 벽에 박으려했다.그때 장한이 백지은을 잡아당기며 진중하게 말했다.“지은아, 뭐하는 거야. 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한 적 없어.”순간 백지은은 너무 기뻤다.그가 자신을 책임지려한다?“오빠, 오빠도 나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아요.”백지은은 곧바로 장한의 단단한 허리를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한이 그녀를 밀쳐냈다.“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해. 난 지금 널 책임질 수 없어. 나랑 임불염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백지은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오빠. 절대 저버리지 말아요.”장한은 그녀를 힐끔 보더니 문을 열고 떠났다.백지은은 너무 기뻐 방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그녀는 마침내 장한을 손에 넣었다.드디어 그를 가졌다....한편 장한은 방을 나와 코너를 돌아 신속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월월이의 여린 목소리가 전해왔다.“아빠.”장한은 곧바로 월월이를 안더니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월월아, 엄마는?”그때 임불염이 걸어 나왔다.“왔어? 당신이 아직도 부드러운 꿈에서 안 깬 줄 알았어.”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를 힐끔 보았다.“내가 보기에 당신 지금 아주 설레는 거 같은데? 어젯밤 백지은과 아무 짓도 안했어?”“아무 것도 안 했어. 백지은이 내 미색을 노렸지만 내가 곧바로 발차기를 날렸어. 발차기를 몇 번 날리니 조용해졌어. 날 만지지도
아파.백지은은 너무 아파 곧바로 눈물이 났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억울한 눈빛으로 침대 위의 남자를 보았다.“보스.”침대 위의 장한은 몸을 뒤척이며 또 그녀를 등지고 잤다.이 순간 백지은은 이 남자가 고의로 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고의로 그녀를 희롱한 후에 발로 그녀를 침대에서 찼다.여자로서 침대에서 내동댕이쳐진 게 너무 창피했다.백지은은 엉금엉금 기어 다시 장한의 곁에 다가갔다.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가쁘게 쉬는 것이 술에 많이 취한 것 같았다.“보스. 보스.”백지은이 시탐하듯 여러 번 불렀다.장한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자고 있다.백지은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이겠지?’‘그럴 거야. 그렇게 많은 술을 마셨으니 틀림없이 취했을 거야.’백빙은 샤워실 문을 열고 샤워하러 들어갔다.그녀는 깨끗이 씻은 뒤에 몸에 흰색 샤워가운을 걸친 채 겨우 중요부위를 막았다.거울 속의 여자는 한창 청춘이다. 생기발랄하고 예쁘게 생겼다.백지은은 자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그녀는 방에 들어가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보스.”그는 반응이 없다.백지은이 용기를 내어 그의 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자 그의 건장한 상반신을 드러냈다.남자는 근육이 탄탄하고 가슴이 널찍했으며 완벽한 식스팩은 야성미가 넘쳤다.백지은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대로 아주 완벽했다.백지은은 곧바로 달려들어 그를 가지려했다.하지만 장한은 또다시 다리를 들어 그녀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아이고.백지은은 또다시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너무 아프다.이번에는 온몸이 깨질 것 같았다. 장한은 점점 더 세게 찼다.어떡하지?그가 아예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백지은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오늘 저녁에 그를 가져 그의 여자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잠든 그는 너무 경각심을 높아 그녀에게 손을 댈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대로 가다가는 그를 깨울 것이다.백지은은 잠시 생각한 뒤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이
“보스, 왜 이렇게 혼자 술을 마셔요. 나랑 같이 마셔요.”백빙은 자신에게 술 한 잔을 따르고 단숨에 다 마셨다.장한은 그녀를 보는 체 하지 않았지만 쫓지도 않았다. 그녀가 술을 한 잔 마신 후에 그도 술을 한 잔 마셨으니 그녀에게 대응해주는 셈이다.백지은은 희망을 보았다. 이전에 장한은 그녀에게 대꾸조차도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불염이 가니 그녀의 자리가 생겼다.그녀가 한 모든 노력은 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백지은은 기회를 틈타 재빨리 말을 걸었다.“보스, 임불염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예요? 그녀는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그녀는 현처가 될 수도 없고, 양모가 될 수도 없고, 당신을 전혀 아끼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살면 더 힘들어져요. 보스, 빨리 그녀를 잊어요.”백지은은 말하면서 장한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장한은 침묵했지만, 술잔을 들더니 백지은이 따른 술을 단숨에 다 마셨다.백지은은 장한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었고 목소리도 갈수록 부드러워졌다.“보스, 밖에는 좋은 여자가 아주 많아요. 임불염만 잊는다면 당신의 주위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더 좋은 인생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장한은 침묵하며 또 한 잔의 술을 다 마셨다.이렇게 장한은 술을 여러 병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단단한 등이 나른하게 소파 의자에 기대더니 눈을 감았다.취한 것일까?백지은은 조심스럽게 장한을 잡아당겼다. 장한이 자신을 밀쳐내지 않자 백지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보스, 취했어요?”장한이 애매하게 대답했다.“보스, 이렇게 해요. 제가 부축해줄게요. 방에 들어가서 쉬어요.”장한은 거절하지 않았다.백지은이 그를 부축해 두 사람이 방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에 도착했다.백지은이 장한을 침대에 눕히자 장한이 눈을 감더니 태양혈을 손으로 만졌다.“보스, 제가 만져줄게요.”백지은은 손을 뻗어 자상하게 관자놀이를 주물러주었다.그리고 그녀도 천천히 침대에 올라가 장한의 곁에 누웠다.
임불염의 나근나근한 호칭을 들은 장한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한편 백지은은 아주 조급하다. 그녀는 여태껏 장한과 임불염이 이혼하기를 기다렸으며 그 틈을 타 장한의 옆자리를 독차지하려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절친 양소희가 도착했다. 양소희는 지난번 몰래 비타민을 낙태약으로 바꿔 임불염에게 전한 사람이다.그녀가 아주 기쁘게 말했다.“지은아, 전할 좋은 소식이 있어.”“무슨 좋은 소식?”“보스와 임불염이 싸우고 있어. 임불염이 이사까지 했어.”백지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진짜야?”“물론 진짜지. 가서 봐봐.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어. 나도 방금 거기에서 온 거야. 널 만나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었어.”“그럼 빨리 가보자.”백지은은 재빨리 장한에게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으며 장한과 임불염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싸우고 있었고 임불염은 자신의 캐리어까지 들고 있었다.모두들 싸움을 말리고 있다.“형, 형수님이랑 싸우지 말아요. 형수님의 뱃속에 아이도 있잖아요. 형수님을 이해해줘야 해요.”“맞아요. 형. 싸우지 말아요. 빨리 형수님을 달래줘요.”임불염이 곧바로 입을 뗐다.“달래줄 필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이혼 신청을 제출한 상태예요. 이혼 조정 시기만 지나면 이혼이 성사될 거예요.”장한이 임불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된 이상 각자 좋은 길을 찾자. 넌 네 길을 가고 난 내 길을 가면 돼.”“그래. 지금 갈게.”임불염은 트렁크를 들고 차에 올랐다.“형수님, 가지 마세요. 형은 단지 화가 나 있을 뿐이에요.”임불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닫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택시가 임불염을 태우고 모두의 시선 속으로 사라졌다.“형, 정말 이러면 안 돼요. 형수 혼자 밖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해요. 빨리 형수를 달래요.”“나는 달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다 끝났어. 모두 비켜!”쾅하고 장한도 문을 닫았다.구경꾼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
왜 갑자기 말이 이렇게 된 것일까?장한은 그녀가 말하다가 화를 낼까 얼른 그녀를 안고 용서를 빌었다.“염아, 미안해. 나도 이렇게 다른 여성에게 휘말리기 싫어.”그러자 임불염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안았다.“그럼 어떻게 백지은을 손보려고?”장한은 잠시 고민을 하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임불염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머리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하자. 백지은의 꼬리가 드러날 거야.”“응.”“빨리 일어나. 월월이가 돌아올 시간이 됐어.”장한은 그녀의 아름다운 작은 얼굴을 감싸더니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했다.“아직 시간이 좀 있어. 난 너랑 더 있고 싶어.”임불염은 마음이 설레어 두 손으로 그의 목을 안았다.잠시 키스를 한 뒤 그녀는 그의 손이 자신의 옷 단추를 만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녀가 곧바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안 돼. 나 임신했어.”장한은 곧바로 자기 자리로 옮겨 누워 머리를 비추는 불빛을 바라보았다.의사가 임신초기는 성생활을 하면 안 된다고 했으니 그는 그녀를 만지면 안 된다.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임불염은 그의 곁에 눕더니 자신의 붉은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몸 위에 앉았다.장한은 기뻐하며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키스했다.“역시 염이 넌 날 아끼는 거 같아.”...주 아주머니가 월월이을 데려오자 월월이는 깡충깡충 방으로 뛰어갔다.“아빠, 엄마, 나 왔어요.”그때 장한이 걸어 나오더니 방문을 닫고 월월이를 번쩍 안아 볼에 뽀뽀했다.“월월이 왔어?”“아빠, 엄마는 어디 갔어요? 엄마와 동생을 보고 싶어요.”“엄마는 지금 아주 피곤해서 쉬고 있어. 조금 있다 엄마 보러 들어가면 안 될까?”“네.”잠시 후, 임불염이 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한껏 상기되었다. 눈치가 빠른 월월이는 얼른 눈치를 챘다.“엄마, 너무 예뻐요.”“월월아, 그럼 예전에는 안 예뻤어?”“예전에도 예뻤지만, 지금은 더 예뻐요."임불염이 장한을 힐끔 보자 장한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키스를 했다.임불염이 키스를 멈췄지만 장한은 여전히 그녀를 꼭 안고 있다.“염아, 네 손을 놓기 무서워.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좋아.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아. 널 놓아주면 곧 이 꿈에서 깰 거 같아.”그때 임불염이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장한은 아파 눈을 번쩍 떴다.임불염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고 있다.“지금도 꿈이라고 생각해?”장한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아니. 이건 진짜야. 네가 내 앞에 있어!”임불염은 달콤하게 그의 품에 안겼으며 드디어 마음속의 이 고비를 넘겨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장한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염아, 앞으로 우리 네 식구 행복하게 살자. 더 이상 뱃속의 아이를 건드리지 않을 거지?”장한이 그녀의 작은 배를 어루만졌다.“내가 언제 뱃속의 아이를 건드린다고 했어? 비록 널 원망했지만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한적 없어.”장한은 순간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넌 이전에 몇 번이나 아이를 지우려고 했잖아.”임불염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아이를 지운다고 했어. 난 그런 적 없어.”그때 장한이 벌떡 앉았다.“기억 안나? 내가 그때 병원에 달려갔을 때 의사가 너에게 유산수술을 해주려고 했잖아.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아이를 지웠을 거야.”그 일을 생각하면 장한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임불염도 덩달아 앉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난 지금까지 유산수술을 한 적 없어. 그날 난 초음파검사를 하러 간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눈을 떴을 때 이미 너에게 안겨 돌아온 뒤였어.”뭐라고?장한은 그제야 무엇인가 떠올라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했다.“그럼 낙태약을 먹은 적도 없어?”“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병에 있는 알약 말이야? 그건 비타민이야. 네 부하가 나에게 준 거야. 아직 한 번도 먹은 적 없어.”장한은 곧바로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오해했다. 아주
임불염이 그를 밀어내려했지만 아무리 힘을 주어도 밀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마음을 마주했을 수도 있다.그녀는 진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장한은 곧바로 그녀를 번쩍 들어안아 차에 앉아 집으로 돌아갔다....임불염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장한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며 마치 두 사람의 마음은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꼭 붙은 것 같았다.임불염이 등지고 있었기에 가녀린 옷을 사이에 두고 그의 박력 넘치는 심장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그때 장한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에 키스하였다“염아, 내가 이전에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하여 감히 네가 날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지금 내가 가장 바라는건 네가 내 곁에 남아 내 사랑을 받아들이고 내 아내가 되어주는 거야. 그리고 아이랑 같이 천천히 늙는 거야.”임불염은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난 아직도 네가 이혼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난 그냥 너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거야. 이혼 절차가 늦어 네가 기분 나쁜 줄 알았어.”그때 임불염이 몸을 돌려 주먹으로 그를 사정없이 때렸다.“그럼 백지은과는 어떻게 된 거야. 내 눈으로 네가 백지은이 데이트하는 걸 봤어.”“장한, 넌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감히 나 몰래 백지은과 만나고 있었어? 사실 나한테 미리 다 얘기해주면 우린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그때 장한이 그녀의 주먹을 잡아당기더니 꼭 감쌌다.“염아, 내 말 좀 들어봐. 어젯밤은 백지은이 날 부른 거야. 너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했어.”“백지은이 뭐라고 했는데?”“네 험담을 해서 화가 나 먼저 돌아온 거야.”그런 걸까?임불염은 자신의 손을 힘껏 내리쳤다.그러자 장한이 조심스레 그녀의 콧대를 만지며 싱긋 웃었다.“염아, 너도 질투할 줄 아네. 처음으로 네가 질투하는 걸 봤어. 게다가 나 때문에 질투하는 거.”질투?임불염은 그제야 자신이 질투한 사실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왜 이렇게 감정기복
한 사람이 차에 치여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사람들이 막고 있어 임불염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장한일까?방금 그가 물건을 가지러 간다고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설마 그일까?임불염의 맑은 눈시울은 순간 빨갛게 변하더니 서서히 눈물이 고였다.촘촘한 속눈썹을 깜빡이자 진주알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그녀가 울고 있다.이 순간 그녀는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장한일까 봐 너무 무서웠다.“좀 비켜주세요! 좀 비켜주세요!”이때 구급차가 도착하더니 다친 사람을 들것에 실었다.임불염은 마침내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장한이 아니다. 아니다!“염아!”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임불염이 곧바로 몸을 돌리자 건장한 장한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나온 거야? 왜 울었어? 무슨 일이야?”그는 곧바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임불염은 자신의 다리가 아직도 나른한 것 같았으며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지금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앞에 서있다. 그는 아무 일도 없다.“방금 어떤 사람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난 너인 줄 알았어.”임불염은 목이 메었다.그 순간 장한은 재빨리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나 아니야. 무서워하지 마. 난 이렇게 잘 살아있어.”임불염은 손을 내밀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꼭 끌어안았으며 그의 따뜻한 체온이 전해진 뒤에야 실감이 났다.그는 정말 살아있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눈물을 닦았다.“물건 잘 챙겼어? 그럼 들어가서 이혼하자!”그녀는 아직도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다.그러자 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염아, 이 상황까지 되었는데 아직도 나랑 이혼하고 싶어?”“무슨 뜻이야?”“염아, 넌 날 사랑하게 되었어. 그렇지?”뭐라고?임불염은 순간 멍하였다.장한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